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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금 중간정산, 아무 때나 안 됩니다 — 법정 사유와 요건

퇴직금 중간정산은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이 정한 법정 사유에 해당할 때만 가능합니다. 사유 없이 지급하면 퇴직소득이 아니라 근로소득으로 과세됩니다.
이 글은 2026년 6월 기준 세법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이후 개정 사항이 있을 수 있으므로, 신고 시점의 법령을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나에게 해당하는가?

다음 중 하나라도 해당하면 이 글이 도움이 됩니다.
직원이 생활자금·대출상환·투자 등을 이유로 퇴직금 중간정산을 요청해 왔다
무주택 직원이 집을 사거나 전세보증금이 필요하다며 중간정산을 문의했다
본인 또는 가족의 큰 병원비 때문에 중간정산을 검토하고 있다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면서 직원 퇴직금을 미리 정산하려 한다
법인 대표·임원이 본인 퇴직금을 미리 정산받으려 한다
"그냥 해주면 안 되나" 싶은데, 나중에 세금 문제가 생길까 걱정된다
퇴직금 중간정산은 "회사와 직원이 합의하면 언제든 되는 것"이 아닙니다. 법이 정한 사유에 한해서만 허용되고, 사유에 맞지 않게 지급하면 받은 사람과 회사 모두 세금에서 불이익을 봅니다.

대표 상황 예시

한 사업장의 5년 차 직원이 찾아와 이렇게 말합니다. "사장님, 목돈 쓸 데가 생겨서요. 제 퇴직금을 미리 좀 정산해 주실 수 있을까요." 평소 성실한 직원이라 사장님은 들어주고 싶습니다. 마침 회사 자금에도 여유가 있습니다.
여기서 사장님이 헷갈리는 지점은 명확합니다. 해줘도 되는 것인가입니다. 직원이 원하고 회사도 가능하면 그만인 것처럼 보이지만, 퇴직금 중간정산은 그렇지 않습니다.
판단의 출발점은 단 하나입니다. 요청 사유가 법이 정한 중간정산 사유에 해당하는가. 직원이 말한 "목돈 쓸 데"가 무엇이냐에 따라 결론이 갈립니다. 무주택 상태에서 집을 사려는 것이라면 가능하고, 단순히 생활비나 빚 갚을 돈이라면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사장님이 다음으로 해야 할 일은 사유를 확인하고 증빙을 받는 것입니다. 주택을 산다면 매매계약서와 무주택 확인 자료를, 전세보증금이라면 임대차계약서를 받아야 합니다. 사유가 확인되지 않으면 "퇴직금 명목으로 미리 준 돈"이 아니라 그냥 이번 달 급여를 더 준 것으로 취급되어, 세금이 전혀 다르게 붙습니다.
이 상황에서 사장님이 바로 할 행동은 이렇습니다. 첫째, 직원에게 정확한 사유를 묻는다. 둘째, 그 사유가 아래 법정 사유 목록에 있는지 대조한다. 셋째, 해당하면 증빙을 받아 보관하고, 해당하지 않으면 중간정산이 불가능함을 설명한다.

퇴직금 중간정산은 왜 마음대로 못 하나

퇴직금은 원칙적으로 근로자가 실제로 퇴직할 때 지급하는 돈입니다. 회사가 1년에 30일분 이상의 평균임금을 적립해 두었다가 퇴직 시 지급하는 것이 기본 구조입니다(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제1항).
중간정산은 이 원칙의 예외입니다. 같은 법 제8조제2항은 "주택구입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유"가 있을 때만 퇴직 전에 미리 정산해 지급할 수 있다고 못 박고 있습니다. 즉 사유가 법으로 한정되어 있고, 그 목록은 시행령에 들어 있습니다.
여기서 두 가지가 중요합니다.
1.
사유가 없으면 중간정산 자체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회사와 직원이 합의했다는 사실만으로는 부족합니다.
2.
중간정산을 하면 그 시점부터 근속기간이 새로 시작됩니다. 제8조제2항 후단에 따라, 정산 이후의 퇴직금은 정산 시점부터 다시 계산합니다. 최종 퇴직 시 퇴직금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으므로 직원에게도 미리 설명해야 합니다.
퇴직금이 무엇인지, 어떻게 적립·계산되는지 기본 개념이 궁금하면 퇴직금이란 무엇인가 글을 먼저 보시면 이 글이 더 잘 읽힙니다.

법정 중간정산 사유와 증빙 (시행령 제3조)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시행령 제3조제1항이 정한 사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이 목록에 없는 사유로는 중간정산을 할 수 없습니다.
1. 무주택자의 본인 명의 주택 구입
핵심 요건: 근로자가 무주택자여야 함
필요 증빙(예시): 무주택 확인 자료, 매매계약서·분양계약서, 등기 관련 서류
2. 무주택자의 전세금·임차보증금 부담
핵심 요건: 주거 목적, 하나의 사업장에서 1회 한정
필요 증빙(예시): 무주택 확인 자료, 임대차(전세)계약서
3. 본인·배우자·부양가족의 6개월 이상 요양 의료비
핵심 요건: 의료비가 본인 연간 임금총액의 1천분의 125 초과
필요 증빙(예시): 진단서·소견서, 의료비 영수증, 가족관계 증빙
4. 5년 이내 파산선고를 받은 경우
핵심 요건: 신청일로부터 역산 5년 이내
필요 증빙(예시): 법원 파산선고 결정문
5. 5년 이내 개인회생절차 개시결정을 받은 경우
핵심 요건: 신청일로부터 역산 5년 이내
필요 증빙(예시): 법원 개인회생 개시결정문
6. 임금피크제 시행
핵심 요건: 정년 연장·보장 조건으로 임금을 줄이는 제도 도입
필요 증빙(예시): 단체협약·취업규칙, 임금피크제 도입 자료
6의2. 소정근로시간 단축
핵심 요건: 1일 1시간 또는 1주 5시간 이상 단축, 3개월 이상 계속 근로
필요 증빙(예시): 근로시간 단축 합의서, 변경 근로계약서
6의3. 근로기준법 개정에 따른 근로시간 단축으로 퇴직금이 감소하는 경우
핵심 요건: 법정 근로시간 단축 적용
필요 증빙(예시): 근로시간 변경 자료
7. 재난 피해
핵심 요건: 고용노동부장관이 고시하는 사유
필요 증빙(예시): 피해 사실 확인 자료
표에서 자주 헷갈리는 세 가지를 짚겠습니다.
무주택 사유는 "근로자가 무주택자"라는 점이 핵심입니다. 배우자가 주택을 보유한 경우 등은 무주택 여부 판정에서 다투어질 수 있으므로 확인이 필요합니다.
전세보증금 사유는 한 사업장에서 평생 1회만 됩니다. 주택구입 사유와는 별개이므로, 같은 직원이 전세로 1회, 이후 주택구입으로 1회 정산받는 것은 사유가 다르므로 각각 가능합니다.
의료비 사유는 금액 기준이 있습니다. 6개월 이상 요양이 필요하다는 사실만으로는 부족하고, 부담한 의료비가 본인 연간 임금총액의 1천분의 125(0.125, 즉 12.5%)를 초과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연간 임금총액이 4,000만 원이면 의료비가 500만 원을 넘어야 사유에 해당합니다.
이 사유들은 확정기여형(DC) 퇴직연금의 중도인출 사유와도 사실상 같은 틀을 씁니다. 다만 확정급여형(DB)은 원칙적으로 중도인출이 되지 않으므로, 회사가 어떤 제도를 운영하는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요건을 어기면 — 퇴직소득이 근로소득으로 과세됩니다

여기가 이 글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입니다. 법정 사유에 맞지 않게 중간정산을 하면 노동법 위반 문제뿐 아니라 세금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세법은 중간정산으로 미리 받은 퇴직금을 "퇴직소득"으로 인정해 주는 경우를 명확히 한정합니다. 소득세법 시행령 제43조제2항은 계속근로기간 중에 시행령 제3조제1항 각 호의 법정 사유(또는 퇴직연금 폐지)로 퇴직급여를 미리 받은 경우에만 "그 지급받은 날에 퇴직한 것으로 본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퇴직으로 의제되어야 퇴직소득세가 적용됩니다. 퇴직소득세는 근속연수공제와 환산급여공제를 거쳐 연분연승 방식으로 계산되어 세 부담이 낮습니다.
반대로 법정 사유가 없으면 이 의제가 적용되지 않습니다. 그러면 회사가 "퇴직금"이라는 이름으로 지급했어도, 세법상으로는 그냥 근로소득(급여)을 더 준 것이 됩니다. 결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퇴직소득세의 핵심 혜택인 근속연수공제·환산급여공제·연분연승 효과를 전혀 받지 못합니다.
그 금액이 그해 근로소득에 합산되어 종합소득세 누진세율로 과세됩니다.
회사는 퇴직소득 원천징수가 아니라 근로소득 원천징수를 다시 해야 하고, 잘못 처리했다면 수정 및 가산세 부담이 생길 수 있습니다.
세 부담 차이를 숫자로 보겠습니다. 아래는 이해를 돕기 위한 개략적인 예시이며, 실제 세액은 개인별 소득·공제에 따라 달라집니다.
근속 5년 직원에게 중간정산으로 1,500만 원을 지급하는 경우를 가정합니다.
법정 사유 충족(퇴직소득으로 과세)
적용: 분류과세 + 연분연승
공제: 근속연수공제 500만 원 등 적용
1,500만 원에 붙는 세금(개략): 약 16만 원
실효(추가)세율: 약 1%
법정 사유 미달(근로소득에 합산 과세)
적용: 그해 근로소득에 합산 + 누진세율
공제: 해당 공제 없음
1,500만 원에 붙는 세금(개략): 약 225만 원
실효(추가)세율: 약 15%
같은 1,500만 원인데, 법정 사유에 맞으면 산출세액이 약 16만 원 수준입니다. 반면 사유가 없어 근로소득으로 합산되면(이미 과세표준이 3,000만 원 구간인 직원을 가정) 추가 세금이 약 225만 원으로 뜁니다. 차이가 약 200만 원입니다. 여기에 지방소득세 10%가 별도로 붙습니다. 받는 직원 입장에서는 손에 쥐는 돈이 그만큼 줄고, 회사 입장에서는 원천징수를 다시 해야 하는 부담이 생깁니다.
퇴직소득세가 어떤 구조로 가볍게 계산되는지(근속연수공제·환산급여공제·연분연승)는 퇴직소득이란 무엇인가 글에서 자세히 다룹니다.

임원 중간정산은 정관이 먼저입니다

법인의 임원(대표이사 포함)이 본인 퇴직금을 중간정산받으려면, 직원과 달리 한 단계가 더 필요합니다. 정관 또는 정관에서 위임한 퇴직급여지급규정에 중간정산 근거가 있어야 합니다.
법인세법 시행령 제44조는 임원·직원 퇴직급여를 "현실적으로 퇴직하는 경우"에만 손금으로 인정하면서, 중간정산에 대해 다음을 정하고 있습니다.
직원은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제2항에 따른 중간정산이면 현실적 퇴직으로 봅니다(제44조제2항제3호).
임원은 정관 또는 정관에서 위임된 퇴직급여지급규정에 따라, 장기 요양 등 정해진 사유로 중간정산해 지급한 때에만 현실적 퇴직으로 봅니다(제44조제2항제5호).
따라서 임원의 경우 정관에 퇴직금 지급·중간정산 규정 자체가 없으면 중간정산이 성립하지 않습니다. 규정 없이 지급하면 그 금액은 손금불산입되거나 현실적 퇴직으로 인정받지 못해, 임원에게는 퇴직소득이 아닌 근로소득(상여)으로 과세될 위험이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임원 퇴직급여는 정관에 정한 금액(또는 정관 위임 규정에 따른 금액)을 한도로 손금산입되고, 정관 규정이 없으면 "퇴직 직전 1년 총급여 × 10% × 근속연수"라는 법정 한도가 적용됩니다(제44조제4항). 정관에 배수(예: 2배·3배)를 정해 두었더라도 세법상 퇴직소득으로 인정되는 범위는 별도로 따져야 합니다. 이 부분은 임원 퇴직금, 정관에 5배수를 정해도 전부 퇴직소득은 아닙니다 글에서 배수 한도와 근로소득 전환 문제를 구체적으로 다룹니다.
정리하면 임원 중간정산의 순서는 이렇습니다.
1.
정관 또는 정관 위임 퇴직급여지급규정에 중간정산 근거가 있는지 확인한다.
2.
규정에 정한 사유(장기 요양 등)에 해당하는지 확인한다.
3.
규정에 정한 금액·한도 내에서 지급한다.
4.
의사록·규정·사유 증빙을 보관한다.

회사가 챙겨야 할 실무 체크리스트

직원·임원 구분 없이, 중간정산을 진행하기 전에 다음을 확인하십시오.
요청 사유가 시행령 제3조의 법정 사유 목록에 있는가
사유를 증명하는 서류(계약서·진단서·결정문 등)를 받았는가
(전세 사유) 해당 직원이 이 사업장에서 처음 받는 전세 사유 정산인가
(의료비 사유) 의료비가 본인 연간 임금총액의 12.5%를 초과하는가
(임원) 정관 또는 정관 위임 규정에 중간정산 근거가 있는가
중간정산 이후 근속기간이 새로 시작된다는 점을 직원에게 안내했는가
퇴직소득세 원천징수·지급명세서 제출을 정확히 처리했는가
관련 증빙을 퇴직 후 5년이 되는 날까지 보존하도록 정리했는가
특히 증빙 보존은 법정 의무입니다. 시행령 제3조제2항은 중간정산 후 근로자가 퇴직한 뒤 5년이 되는 날까지 관련 증명 서류를 보존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사유가 정당했더라도 서류가 없으면 나중에 입증이 어려워집니다.
사유 판단이 애매하거나 임원 정관 정비가 필요한 경우에는 무리하게 지급하지 말고 세무대리인에게 먼저 확인하십시오. "일단 주고 나중에 정리"하는 방식은 원천징수 정정과 가산세로 이어지기 쉽습니다.

관련 법령

1.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 (퇴직금제도의 설정 등)
→ 퇴직금은 원칙적으로 퇴직 시 지급하며, 주택구입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유가 있을 때만 미리 정산해 지급할 수 있습니다. 중간정산 후 근속기간은 정산 시점부터 새로 계산합니다.
2.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시행령 제3조 (퇴직금의 중간정산 사유)
→ 무주택자 주택구입·전세보증금, 6개월 이상 요양 의료비(임금총액의 1천분의 125 초과), 5년 이내 파산·개인회생, 임금피크제, 근로시간 단축, 재난 피해 등 중간정산이 허용되는 사유를 한정 열거하고, 증빙을 퇴직 후 5년까지 보존하도록 정합니다.
3.
소득세법 시행령 제43조 (퇴직판정의 특례)
→ 계속근로 중 시행령 제3조 각 호의 법정 사유로 퇴직급여를 미리 받은 경우에만 그날 퇴직한 것으로 보아 퇴직소득으로 처리합니다. 법정 사유가 없으면 퇴직소득으로 의제되지 않습니다.
4.
소득세법 제22조 (퇴직소득)
→ 퇴직소득은 현실적인 퇴직을 원인으로 지급받는 소득을 말합니다. 사유 없이 지급한 중간정산액은 이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근로소득으로 과세될 수 있습니다.
5.
소득세법 제48조 (퇴직소득공제)
→ 퇴직소득에는 근속연수공제와 환산급여공제가 적용되어 세 부담이 크게 낮아집니다. 근로소득으로 합산 과세되면 이 공제 효과를 받지 못합니다.
6.
법인세법 시행령 제44조 (퇴직급여의 손금불산입)
→ 임원 퇴직급여는 현실적 퇴직 시 손금산입되며, 임원 중간정산은 정관 또는 정관 위임 규정에 근거가 있어야 현실적 퇴직으로 인정됩니다. 정관에 정한 금액(또는 법정 한도)을 초과하는 금액은 손금불산입됩니다.
위 조문은 2026년 6월 기준이며, 법제처 국가법령정보센터에서 최신 내용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세무법인청년들은 직원·임원 퇴직금 중간정산의 사유 판단과 원천징수 처리, 임원 정관 정비까지 함께 점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