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감수: 세무법인청년들 이규상 세무사 · 최종 검토 2026년 8월 24일(월)
비상금의 기준은 매출이 아니라 고정비입니다. 매출이 갑자기 멈춰도 석 달은 버틸 수 있어야 대응할 시간이 생깁니다.
이 글은 2026년 8월 기준 세법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이후 개정 사항이 있을 수 있으므로, 신고 시점의 법령을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나에게 해당하는가?
다음 중 하나라도 해당하면 이 글이 필요합니다.
매출이 한 달만 나빠져도 임차료와 월급 줄 돈이 걱정된다
갑자기 돈 쓸 일이 생기면 카드 현금서비스나 대출로 막는다
마이너스통장 한도를 비상금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직원이 갑자기 그만두면 퇴직금을 어디서 마련할지 계획이 없다
비상금이 필요하다는 것은 아는데 얼마를 모아야 할지 모르겠다
이 글은 얼마를 모아야 하는지와 어떤 순서로 모으는지를 다룹니다. 세금이 이미 밀린 뒤에 푸는 방법은 아래에 연결해 둔 글에서 확인하시면 됩니다.
고정비부터 계산합니다
비상금을 매출로 잡으면 금액이 크게 어긋납니다. 같은 매출이라도 손에 남는 돈은 업종마다 다르기 때문입니다.
매출이 멈췄을 때 발목을 잡는 것은 따로 있습니다. 장사가 되든 안 되든 매달 같은 날 빠져나가는 돈, 고정비입니다.
고정비에 넣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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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차료, 관리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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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 급여, 4대보험(국민연금, 건강보험, 고용보험, 산재보험) 사업주 부담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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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원리금, 리스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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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료, 통신비, 소프트웨어 구독료
빼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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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료비, 물건 사 오는 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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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수수료, 결제대행 수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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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비 중 줄일 수 있는 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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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송비, 포장비
가장 자주 빠뜨리는 것이 4대보험 사업주 부담분입니다. 보험료 가운데 사장이 내는 몫을 말합니다. 월급만 세고 이 몫을 빼면 인건비가 실제보다 훨씬 작아 보입니다. 매달 고지서로 오는 금액을 그대로 더합니다.
계산해 보니 한 달에 742만 원이 나왔다면 목표는 그 석 달치인 2,226만 원입니다. 큰 금액입니다. 그래도 이만큼이 없으면 매출이 두 달만 나빠져도 가게를 접을지 말지 결정해야 하는 상황까지 밀려납니다.
왜 석 달인가
석 달은 문제를 알아채고 손을 써 보는 데 드는 최소 시간입니다.
첫 달에는 매출이 잠깐 나쁜 것인지 계속 나쁠 것인지 가늠합니다. 그다음 달에 가격을 조정하거나 파는 물건을 바꾸거나 새 거래처를 찾습니다. 석 달째가 되어야 그 결과가 숫자로 나옵니다.
이 석 달을 못 버티면 따져 볼 새도 없이 급한 돈을 끌어 쓰게 됩니다. 이자가 비싼 빚이 붙으면 원래 문제보다 그쪽이 더 커집니다.
석 달은 최소선입니다. 아래에 해당하는 사업장은 더 길게 잡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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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을 타는 업종이라면 성수기와 비수기 차이만큼 더 쌓아 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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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건을 넘기고 두 달 뒤에 대금을 받는 업종은 그 두 달이 그대로 빈자리로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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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이 많은 사업장은 인건비가 굳어 있어 급할 때 줄이기 어렵습니다.
갑자기 큰돈이 나가는 날
매출이 멀쩡한 달에도 통장이 한 번에 바닥납니다. 예고 없이 나가는 큰돈이 있기 때문입니다.
직원 한 사람이 그만두면 2주 안에 목돈이 나갑니다.
법에서 그렇게 정하고 있습니다. 직원이 그만두거나 사망하면 그날부터 14일 안에 밀린 월급과 퇴직금을 포함한 모든 돈을 지급해야 합니다. 당사자끼리 합의하면 날짜를 미룰 수 있습니다. 합의 없이 늦어지면 체불, 곧 임금을 제때 주지 않은 것이 됩니다.
월급 312만 원을 받던 직원이 5년을 일하고 그만둡니다. 퇴직금은 일한 햇수 한 해마다 한 달치 월급쯤이 쌓입니다. 5년이면 다섯 달치, 1,560만 원입니다. 여기에 그달에 일한 마지막 월급 312만 원이 더 붙습니다. 합쳐서 1,872만 원이 14일 안에 통장에서 빠져나갑니다.
앞에서 잡은 목표 금액이 2,226만 원이었습니다. 직원 한 명이 그만두는 것만으로 그 대부분이 2주 안에 사라지는 셈입니다. 매달 월급 날짜만 맞춰 온 사업장이 여기서 가장 자주 걸려 넘어집니다.
월급 날짜 자체도 법이 정해 두었습니다. 매달 한 번 이상, 정해진 날짜에, 현금으로 전액을 직접 지급해야 합니다. 돈이 없다고 일부만 주거나 다음 달로 미루는 것은 허용되지 않습니다.
기계와 차도 예고 없이 멈춥니다. 주방 설비, 배달 차량, 서버처럼 멈추면 장사가 멈추는 것들입니다. 고치는 값보다 그동안 문을 못 열어 잃는 돈이 더 큽니다.
모으는 순서
남는 돈으로 채우겠다는 계획은 대부분 그대로 끝납니다. 순서를 먼저 정해 두어야 합니다.
1.
목표액을 계산합니다. 최근 석 달 고정비 평균에 3을 곱합니다.
2.
통장을 따로 만듭니다. 사업 통장, 세금 통장과 나누고 아무 때나 뺄 수 있는 형태로 둡니다.
3.
매달 같은 금액을 자동이체로 넣습니다. 이익의 몇 퍼센트로 정해 두면 덜 흔들립니다.
4.
한 달치부터 채웁니다. 여기까지만 와도 작은 사고에 이자 비싼 돈을 빌릴 일이 없어집니다.
5.
이자가 비싼 빚이 있다면 한 달치를 채운 뒤 그 빚부터 갚고, 다 갚으면 나머지를 채웁니다.
이자는 따지지 않습니다. 비상금은 급할 때 곧바로 꺼내 쓰려고 두는 돈입니다. 만기 전에 못 빼거나 원금이 깎일 수 있는 상품에 넣으면 정작 그날 손을 못 댑니다.
한도는 비상금이 아닙니다. 마이너스통장을 비상금 삼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도는 은행이 사정을 보고 줄일 수 있고, 하필 장사가 나빠진 시점에 줄어드는 일이 흔합니다. 그날 없어져 있을 수도 있는 돈이라, 모은 금액을 셀 때 한도는 빼고 셉니다.
통장이 비었을 때 쓸 수 있는 길
이미 자금이 바닥났다면 세금부터 정리합니다. 그냥 미루면 납부지연가산세, 곧 늦게 낸 만큼 붙는 돈이 쌓입니다. 사유가 있으면 내는 날짜를 뒤로 미뤄 달라고 신청할 수 있습니다.
법이 인정하는 사유는 이렇습니다.
•
재난이나 도난으로 재산을 크게 잃은 경우
•
사업에 큰 손실이 났거나 부도, 도산이 걱정되는 상황
•
본인이나 함께 사는 가족이 6개월 이상 치료가 필요할 만큼 아프거나 다친 때, 또는 사망해 상중인 때
•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한 사유
신청은 관할 세무서장에게 합니다. 한 번에 내지 말고 나눠 내겠다고 신청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세무서는 원래 내야 하는 날까지 승인 여부를 알려 줍니다. 마감 10일 전까지 신청했는데 신청한 날부터 10일이 지나도록 아무 연락이 없으면 승인된 것으로 봅니다.
기한이 지난 뒤에 움직이면 이 길은 이미 닫혀 있습니다. 자금이 모자랄 것 같다 싶은 달에 미리 신청합니다.
이런 사례가 있었습니다
작은 제조업을 하는 D 사장의 이야기입니다.
3년째 매출이 꾸준했고 남는 것도 있었습니다. 비상금은 따로 없었고, 자금이 모자라면 마이너스통장을 썼습니다.
주거래처 발주가 두 달 동안 끊기면서 문제가 시작됐습니다. 같은 시기에 5년 일한 직원 한 명이 그만뒀습니다. 퇴직금과 밀린 월급을 14일 안에 줘야 하는데, 마이너스통장 한도는 지난 결산 실적이 반영되면서 이미 줄어 있었습니다.
D 사장은 법으로 정해진 기한부터 확인했습니다. 월급도 퇴직금도 14일이었습니다. 그 안에 끌어올 수 있는 자금을 적어 놓고, 미룰 수 있는 것과 미룰 수 없는 것을 갈랐습니다. 월급과 퇴직금은 미룰 수 없었습니다. 세금은 사유를 갖추면 미룰 수 있었습니다.
챙긴 자료는 급여대장, 퇴직금 계산 내역, 최근 석 달 고정비 집계, 매출이 꺾인 것을 보여 주는 거래처 발주 내역이었습니다. 이 가운데 발주 내역이 사업에 큰 손실이 났다는 근거가 되었습니다.
월급과 퇴직금을 먼저 지급했습니다. 부가가치세는 내는 날이 오기 전에 연장을 신청했습니다. 상황이 나아진 뒤에는 매달 이익의 일정 비율을 별도 통장으로 자동이체해 고정비 석 달치를 목표로 채우기 시작했습니다.
자주 나오는 실수
•
비상금을 매출로 잡습니다. 남는 것이 적은 업종은 실제 필요한 금액에 한참 못 미칩니다.
•
4대보험 사업주 부담분을 고정비에서 뺍니다. 인건비가 작게 잡혀 목표액도 함께 낮아집니다.
•
비상금을 사업 통장에 같이 둡니다. 잔액이 섞이면 결국 운영비로 나갑니다.
•
한 번 쓰고 다시 채우지 않습니다. 금액과 기간을 못 박지 않으면 그대로 비어 있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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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법령
1.
근로기준법 제36조 (금품 청산)
→ 근로자가 사망하거나 퇴직한 경우 지급 사유 발생일부터 14일 이내에 임금과 보상금, 그 밖의 모든 금품을 지급하도록 정하며, 특별한 사정이 있으면 당사자 합의로 기일을 연장할 수 있도록 합니다.
2.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9조 (퇴직금의 지급 등)
→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 지급 사유 발생일부터 14일 이내에 퇴직금을 지급하도록 하고, 원칙적으로 근로자가 지정한 개인형퇴직연금제도의 계정으로 이전하는 방법으로 지급하도록 정합니다.
3.
근로기준법 제43조 (임금 지급)
→ 임금을 통화로 근로자에게 직접 전액 지급하도록 하고, 매월 1회 이상 일정한 날짜를 정해 지급하도록 정합니다. 자금 사정을 이유로 일부만 지급하거나 미루는 것이 허용되지 않는 근거입니다.
4.
국세징수법 제13조 (재난 등으로 인한 납부기한등의 연장)
→ 재난이나 도난에 따른 재산 손실, 사업의 현저한 손실이나 부도·도산 우려, 질병이나 상중 등의 사유가 있으면 납부기한 연장과 분할납부를 허용하고, 만료일 10일 전까지 신청했는데 10일 내에 통지가 없으면 승인한 것으로 보도록 정합니다.
5.
국세기본법 제47조의4 (납부지연가산세)
→ 법정납부기한까지 납부하지 않거나 적게 납부한 세액에 대해 미납 기간에 따른 가산세를 부과하고, 지정납부기한까지도 납부하지 않으면 미납 세액의 100분의 3을 추가로 부과하도록 정합니다.
위 조문은 2026년 8월 기준이며, 법제처 국가법령정보센터에서 최신 내용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고정비에 무엇을 넣을지는 업종과 계약 구조에 따라 달라집니다. 목표 금액을 잡기 어렵다면 최근 석 달 지출 내역을 들고 세무법인청년들 같은 세무대리인과 함께 계산해 보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