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는 잘 키웠는데, 낼 현금이 없습니다
비상장법인을 가진 분은 상속세가 더 위험합니다
상속 상담을 하다 보면 가장 많이 듣는 말이 있습니다.
“아버지는 평생 회사만 키웠는데, 막상 돌아가시고 나니 상속세가 수십억이 나왔습니다.”
상속세는 통장 잔고만 보고 매기는 세금이 아닙니다. 비상장주식·부동산·사업용 자산까지 전체 재산을 세법 기준으로 평가해 계산합니다. 회사 가치가 높을수록 세금도 커지는데, 정작 납부할 현금은 부족한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지금 회사의 세법상 평가액과 예상 상속세를 미리 확인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 있습니다.
팔지도 않을 주식에 왜 세금이 붙을까요?
대표님들 중에 이렇게 생각하시는 분이 많습니다. “우리 회사는 상장도 안 했고, 주식을 시장에 내다 팔 것도 아닌데 상속세가 얼마나 되겠어?”
바로 그 지점이 함정입니다.
외부에 팔 일이 없는 비상장주식이라도, 세법은 그 가치를 별도로 계산해 세금을 매깁니다. 최근 3년간의 수익성(순손익가치)과 회사 자산에서 부채를 뺀 순재산(순자산가치)을 3대 2로 가중평균하는 방식입니다. 회사가 꾸준히 잘 벌고, 건물이나 설비 같은 자산이 많을수록 평가액이 올라갑니다.
액면가 5,000원짜리 주식이 세법상 수십만 원, 경우에 따라서는 수백만 원으로 평가되는 사례가 드물지 않습니다.
한 주도 팔지 않았는데 종이 위 평가액만으로 세금이 정해지는 겁니다.
그런데 왜 지금까지 몰랐을까요?
사업을 하면서 매일 신경 쓰는 건 매출이고 영업이익입니다. ‘내 주식의 세법상 평가액’을 매년 챙기는 대표님은 많지 않습니다.
상속은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이기도 합니다. 당장의 경영에 집중하다 보면 수년 후 또는 어느 날 갑자기 닥칠 수 있는 상속세 문제는 자꾸 뒤로 밀립니다.
문제는 그 시점이 오면 준비할 시간이 없다는 점입니다.
상속세는 상속이 개시된 달의 말일부터 6개월 안에 신고하고 납부해야 합니다. 1월에 상속이 개시되면 그해 7월 말이 기한입니다. 회사 규모에 따라 세금이 수억에서 수십억 단위가 되는데, 그 돈을 마련할 시간은 반년뿐입니다.
이렇게 알고 계셨다면, 다시 확인하셔야 합니다
연부연납이 있으니 급하지 않다고요?
세액 2,000만 원을 초과하면 담보를 제공하고 최대 10년에 걸쳐 나눠 내는 방법입니다. 여유 있어 보이지만 매년 시중 대출 수준의 이자를 함께 내야 하고, 담보로 잡힐 만한 재산도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정작 회사 가치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비상장주식은 담보로 잘 받아주지 않습니다. 가진 건 회사인데, 그 회사로는 담보를 못 잡는 상황이 생기는 겁니다.
주식이나 부동산으로 대신 내면 된다고요?
물납이라는 방법이 있긴 합니다. 그런데 비상장주식은 물납 허가 자체가 까다롭고, 정부가 이를 공매에 넘겼을 때 낙찰자가 경쟁사나 외부 투자자가 될 수 있습니다. 상속세를 내려다 경영권이 통째로 위협받는 구조입니다.
실제로 유니더스는 창업주 사망 후 상속세를 감당하지 못해 경영권이 넘어갔고, 한미약품그룹에서는 상속세 재원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형제 간 경영권 분쟁이 불거졌습니다. 상속세율이 높아서가 아닙니다. 준비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성공적으로 승계한 기업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수년 전부터 준비를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점검 항목 | 내용 |
비상장주식 평가액 시뮬레이션 | 세법상 평가액과 대표님이 체감하는 회사 가치의 괴리 확인 |
예상 상속세액 계산 | 현재 기준으로 상속이 발생하면 세금이 얼마인지 미리 파악 |
납부 재원 마련 계획 | 연부연납·보험 설계·지분 구조 조정 등 방안 사전 확보 |
가업상속공제 요건 검토 | 피상속인 10년 이상 경영, 상속인 요건·사후관리 5년 기준 점검 |
지분 사전 이전 검토 | 지금 증여세를 내고 미리 옮기는 것이 유리한지 비교 |
가업상속공제를 받으면 상당한 공제 혜택이 있지만, 공제를 받은 뒤에도 일정 기간 업종·고용·자산 유지 요건을 지켜야 합니다. 현재 사후관리 기간은 5년인데, 정부가 이 기간을 다시 늘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 2026년 7월 세법 개정안 발표를 지켜봐야 합니다. 받는 것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받은 후가 진짜 시작인 셈입니다.
지금 이런 분은 점검이 필요합니다
상속세는 사망 후에 시작되는 문제가 아닙니다. 준비하지 않았기 때문에 폭탄이 됩니다.
다음 중 하나라도 해당되신다면 점검을 권합니다.
✓ 비상장법인을 운영 중이지만 세법상 주식 평가액을 한 번도 확인하지 않으신 분
✓ 회사에는 건물·설비 등 자산이 많지만, 개인 통장에 여유 현금이 별로 없으신 분
✓ 자녀에게 회사를 물려줄 생각이 있지만 구체적인 준비를 아직 시작하지 않으신 분
✓ 가업상속공제 대상인 건 알지만, 사후관리 요건까지 들여다보지 않으신 분
지금 회사의 비상장주식 평가액이 얼마인지, 상속이 발생하면 세금이 얼마나 나오는지, 그 세금을 낼 현금이 있는지. 이 세 가지 질문에 답이 없으시다면, 지금 점검받으십시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