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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를 기준으로 하면 직원들은 포기한다

직원 평가를 잘못하면, 실력보다 분위기가 먼저 무너집니다. 이유는 단순합니다. 사람들은 ‘나는 지금 이 조직에서 괜찮은가?’를 느끼는 순간부터, 일을 더 잘하려 하기보다 안전하게만 하려고 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평가시즌이 다가오면 갑자기 질문이 줄고, 실수는 숨기고, 서로 돕던 손이 멈추는 팀이 있습니다. 그때부터 조직은 속도보다 눈치로 굴러갑니다.
그래서 평가는 두 가지로 나눠서 봐야 합니다. 하나는 횡단, 지금 시점에서 남들과 비교하는 것입니다. 다른 하나는 종단, 과거의 나와 지금의 나를 비교하는 것입니다. 횡단은 필요합니다. 회사는 결국 결과를 내야 하고, 고객 약속도 지켜야 하니까요. 예를 들어, 급한 일정이 걸렸을 때 누가 더 안정적으로 처리하는지 아는 건 리더의 역할입니다. 반면 종단은 중요합니다. 사람들은 남과의 경쟁에서는 앞서기 쉽지 않지만, 어제의 나와의 경쟁에서는 다시 일어설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아직 성과가 부족해도 지난달보다 실수가 줄고, 보고가 빨라지고, 고객 응대가 부드러워졌다면 그건 분명히 좋아진 것입니다. 이 부분을 인정해주는 순간, 직원들은 다시 해볼 마음을 갖습니다.
문제는 횡단 비교가 ‘조직에서 최고 잘하는 사람’을 기준으로 이루어질 때 시작됩니다. 팀에 아주 뛰어난 사람이 한 명 있으면, 나머지는 다 작아 보입니다. 실제로 못해서가 아니라 기준이 너무 높아서 그렇게 보이는 겁니다. 예를 들어, 1등의 방식과 속도를 기준으로 평가를 하면, 중간권은 ‘나는 늘 부족하다’는 느낌을 갖고 조용해집니다. 하위권은 더 빨리 포기합니다. 반대로 기준을 ‘팀 평균’에 두면 현실이 보입니다. 그리고 ‘평균보다 조금 위’를 기준으로 잡으면, 대부분이 해볼 만하다고 느낍니다. 그 해볼 만하다는 느낌이 시도를 만들고, 시도가 쌓여 전체 평균이 올라갑니다.
리더의 관점에서는 이렇게 보시면 됩니다. 횡단은 조직의 효율을 지키는 도구이고, 종단은 직원들 개개인이 성장하게 만드는 도구입니다. 둘 중 하나만 쓰면 문제가 생깁니다. 종단만 보면 “그래도 나아지고 있어요~”를 말하며 평균 아래에서 멤도는 직원이 나옵니다. 횡단만 보면 “어차피 나는 안 돼요~”를 말하며 성장을 포기하는 직원이 나옵니다. 그래서 운영의 핵심은 간단합니다. 직원들 개개인에게 종단 질문을 먼저 던지고, 조직 전체에는 평균보다 조금 높은 기준선을 제시하는 겁니다. 예를 들어, 면담에서 첫 질문은 “지난달보다 뭐가 나아졌어요?”가 되어야 하고, 두 번째 질문은 “지금 팀 평균보다 어디쯤이에요?”가 되어야 합니다. 마지막 질문은 “다음 달에는 평균을 넘기 위해 딱 한 가지만 뭘 더 해볼까요?”가 되어야 합니다. 이 순서만 지켜도 평가를 위한 평가가 아닌, 직원 개인의 성장 그리고 조직의 성과가 커집니다.
직원의 관점에서는 더 쉬워집니다. 남과 비교는 피곤합니다. 하지만 어제의 나와 비교는 가능합니다. 그래서 직원들은 목표를 크게 잡기보다 작게 잡아야 합니다. 예를 들어, 이번 달 목표를 ‘팀에서 제일 잘하기’로 잡으면 시작부터 부담이 생깁니다. 대신 ‘지난달보다 실수 한 번 덜 하기’, ‘보고 한 시간만 빨리 하기’ ‘고객에게 설명할 때 한 문장만 더 친절하게 하기’처럼 작게 잡으면 해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작은 변화가 쌓이면, 평균선을 넘는 순간이 옵니다. 그 직원은 그 순간부터 임계점을 넘어서게 됩니다. 일의 역량도 커지고 본인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 커지게 됩니다. 당연히 성장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입니다.
공개 방식도 중요합니다. 직원들을 줄 세워 평가내용을 공개하면, 그들은 바로 방어를 합니다. 그래서 조직 전체에 공개할 것은 개인 순위가 아니라 팀의 변화가 더 낫습니다. 예를 들어, 이번 달 팀 평균이 지난달보다 얼마나 올라갔는지, 평균 이상인 사람이 얼마나 늘었는지, 지난달보다 나아진 사람이 몇 명인지 같은 것만 공유해도 충분합니다. 개인 점수는 본인과 리더만 알고, 조직 전체에서는 ‘누가 제일 잘했나’보다 ‘누가 제일 많이 달라졌나’를 더 자주 불러주는 편이 팀 분위기를 건강하게 만듭니다. 잘하는 직원은 계속 잘하면 되고, 나아지는 직원은 계속해서 더 나아질 이유가 생깁니다.
결국 직원 평가는 한 번의 행사로 끝나는 일이 아닙니다. 매달 반복되는 운영 방식입니다. 그리고 그 운영의 목적은 줄 세우기가 아니라 평균을 올리는 것입니다. 평균이 오르면 회사가 편해집니다. 급한 일이 터져도 버틸 힘이 생기고, 고객 약속을 지킬 확률이 올라갑니다. 반대로 최고만 바라보면 몇 명만 남고, 나머지는 조용히 꺼집니다. 그래서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비교는 하되, 최고가 아니라 평균보다 조금 위를 기준으로 둡니다. 성장은 반드시 보되, 말로만이 아니라 지난달과 달라진 행동으로 확인합니다. 오늘을 지키는 기준은 평균이고, 내일을 만드는 힘은 성장입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언제나 사람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