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의 확장은 좋은 소식처럼 들리지만, 현실에서는 가장 어려운 일 중 하나다. 이유는 간단하다. 사업의 성장은 결국 사람과 함께 해야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장비를 더 사고, 공간을 늘리고, 광고 예산을 늘리는 일은 계산이 된다. 하지만 채용이 들어가고 새로운 사람이 팀에 합류해 그 사람의 판단과 습관과 감정이 조직의 흐름에 섞이는 순간부터, 사업의 성장은 예측의 게임이 아니라 통제의 게임이 된다. 확장은 사람을 늘리는 일이 아니라, 실수(오류)를 견뎌내는 구조를 만드는 일이다.
사람은 로봇이 아니다. 1을 넣으면 1이 나오는 기계가 아니라, 같은 지시를 받아도 어떤 날은 0을 만들고 어떤 날은 10을 만들기도 하는 존재다. 그래서 사람은 비효율의 근원이 되기도 한다. 동시에 사람은 가능성의 근원이기도 하다. 이 모순 때문에 사업은 늘 어렵다. 인건비를 썼는데 결과가 기대만큼 나오지 않는 일은 흔하다. 심지어 들인 대가만큼만 나와도 다행이라고 느끼게 되는 순간이 온다. 그런데 그게 이상한 게 아니다. 사람이 하는 일이니까, 사람의 흔들림은 기본값으로 깔고 가야 한다. 사람은 믿되, 흔들림을 전제로 설계하라.
여기서 중요한 건 기대치를 조정하는 일이다. 많은 조직이 “잘할 때”를 기준으로 시스템을 짠다. 가장 잘하는 직원의 속도, 가장 꼼꼼한 직원의 기준, 가장 성실한 직원의 태도를 표준으로 삼는다. 그런데 현실의 대부분은 평균이다. 더 정확히 말하면 평균보다 조금 못한 구간이 일상이다. 그러니 교육과 시스템은 “잘할 것이다”가 아니라 “잘 못할 것이다”를 가정하고 설계되어야 한다. 기대가 낮아서가 아니다. 실패를 전제로 설계해야 실패가 나도 사업이 무너지지 않기 때문이다. 잘하면 감격하면 된다. 하지만 못하는 것을 당연시하는 구조가 없다면, 그 못함은 조직의 수준이 된다.
나는 보통 기준을 100으로 두지 않는다. 보통에서 30% 빠진 70%를 기본값으로 둔다. 이건 냉소가 아니라 현실 대응이다. 70%를 전제로 업무를 나누고, 70%를 전제로 체크리스트를 만들고, 70%를 전제로 이중 확인 구조를 만든다. 그래야 실수가 났을 때도 치명상을 피한다. 사업의 대부분의 위기는 거창한 전략 실패가 아니라, 작은 누락과 작은 방심과 작은 욕심이 누적되어 터진다. 70% 기준의 설계는 그 누적을 끊는 안전장치다. 70%를 기준으로 설계하면, 사업은 무너지지 않는다.
그럼 누가 그 설계를 해야 하는가. 사업 초기, 조직이 작을 때는 사장이 직접 해야 한다. 한땀한땀 짜야 한다. 교육도, 매뉴얼도, 업무 흐름도, 고객 응대의 문장 하나까지도 사장이 손을 대야 한다. 사장이 직접 해봐야 위임이 가능해진다. 직접 해보지 않은 사람은 위임을 하면 통제가 아니라 방임이 된다. “알아서 하겠지”는 대부분 겉멋이다. 처음부터 사람에게 맡겨버리면, 그 일은 내 것이 되지 않는다. 통제권은 그 일을 정의한 사람에게 남는다. 그래서 사장이 핵심을 직접 만들지 못한 사업은, 규모가 커질수록 직원에게 휘둘리기 쉽다. 그때부터 사장은 운영자가 아니라 소방수가 되고, 사업은 내 사업이 아니라 남의 판이 된다.
통제는 사람을 억누르는 것이 아니다. 기준을 정하고, 흐름을 보이게 만들고, 누락을 막고, 문제가 터지기 전에 예방하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그 구조의 핵심이 매뉴얼이다. 매뉴얼은 규정집이 아니다. 문제가 터지기 전에 막는 방비다. 자료를 어디서 받는지, 누가 확인하는지, 어떤 경우에 고객에게 어떤 문장으로 연락하는지, 일정이 밀리면 무엇을 우선순위로 재배치하는지, 예외 상황이 오면 누구에게 어떤 형식으로 보고하는지. 이 모든 것을 미리 정해두는 것이 매뉴얼의 힘이다. 잘 될 것이라 믿고 달려가는 조직은 잘 안 될 때 무너진다. 반대로 잘 안 될 것을 가정하고 대비한 조직은, 예상대로 안 되어도 흔들리지 않는다. 낙관하려면 비관적으로 준비하라. 이 말은 우울한 마음을 갖자는 뜻이 아니다. 시스템을 단단하게 만들자는 뜻이다.
문제는 대개 욕심에서 시작된다. 한 번 잘 되기 시작하면 속도를 올리고 싶어진다. 지점도 늘리고 싶고, 서비스도 늘리고 싶고, 상품도 늘리고 싶다. 하지만 여러 개를 동시에 잡는 순간, 한 개도 제대로 지키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고객이 돈을 내는 그 순간, 우리 서비스가 가장 훌륭해야 한다. 그런데 사업의 성장 욕심에 눈이 멀면 그 순간의 품질이 무너진다. 품질이 무너지면 소개가 끊기고, 소개가 끊기면 광고비가 늘고, 광고비가 늘면 조직이 조급해지고, 조급함은 다시 품질을 갉아먹는다. 그래서 사업의 성장은 속도가 아니라 순서다. 능력 밖의 성장은 급격한 하락으로 돌아온다. 반대로 단계, 단계의 성실한 상승은 추락 위험이 적다. 쌓아 올린 만큼 내공도 함께 쌓이기 때문이다.
이 이야기는 결국 “가까운 미래는 비관적으로, 먼 미래는 낙관적으로”라는 문장으로 정리된다. 가까운 미래를 비관적으로 보라는 건 오늘의 현실을 차갑게 인정하라는 뜻이다. 인력은 흔들리고, 실수는 나고, 고객은 까다롭고, 일정은 촉박하다. 이 현실을 낙관으로 덮으면 준비가 사라진다. 준비가 사라지면 사고가 난다. 반면 먼 미래를 낙관적으로 보라는 건, 그 차가운 오늘을 견딜 이유를 잃지 말라는 뜻이다. 비전이 없으면 버티는 시간은 고문이 된다. 비전이 있으면 버티는 시간은 투자로 바뀐다. 결국 경영은 이 두 감정의 균형이다. 오늘을 냉정하게 설계하면서, 내일을 따뜻하게 그리는 것.
세무도 결국 같은 원리다. 많은 대표님들이 “알아서 되겠지”라고 기대한다. 하지만 좋은 세무는 알아서 되는 게 아니다. 좋은 세무는 자료의 흐름과 확인의 구조와 소통의 문장으로 만들어진다. 그래서 우리는 대표님께 세 가지를 요청드리고 있고 우리 또한 고객님께 동일하게 하려고 노력한다. 첫째, 자료는 한 통로로 모아달라. 둘째, 일정이 밀릴 것 같으면 미루기 전에 먼저 공유해달라. 셋째, 애매한 건 숨기지 말고 먼저 질문해달라. 이 세 가지만 지켜도 누락 가능성은 크게 줄고, 대표님의 시간과 비용은 지켜진다. 통제는 불편을 주기 위한 것이 아니다. 대표님을 보호하기 위한 장치다. 그리고 그 장치를 설계하고 책임지는 사람은 사장 본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