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교육팀의 키르아입니다. 제가 가장 인상 깊게 기억하고 있는 여행은 21살 혹은 22살쯤에 혼자 제주도로 떠났던 여행입니다. 특별히 여행지가 좋아서 인상 깊다기보다는 인생에서 처음으로 혼자 계획하고 실행한 여행이라는 점이 저에게는 매우 특별했습니다. 그 여행을 떠난 계기는 굉장히 충동적이었는데, 이틀 전쯤 평소처럼 학교에 다니고 동네에만 머무르는 일상에 갑자기 견딜 수 없는 감정이 몰려왔고, 전날 밤에 바로 비행기 표를 예약하고 다음 날 어머니께 오늘 제주도로 간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어머니는 매우 놀라셨지만 허락해주셨고, 저는 1박 2일간의 제주도 여행을 떠났습니다. 당시에는 주머니 사정도 여유롭지 않았기에 게스트하우스 8인실을 예약했는데, 막상 가보니 그 방에 저 혼자뿐이었습니다. 오히려 그 상황이 저에게는 너무 좋았고, 같은 게스트하우스에 머물던 다른 여행자들과도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누는 기회가 생겨서 좋았습니다. 그 여행이 더 인상 깊었던 이유는 핸드폰 없이 다녀온 여행이었다는 점입니다. 당시 핸드폰이 고장이 나서 없는 상태였고, 길을 찾거나 통화를 하는 게 모두 불가능한 상황에서 여행을 했습니다. 그래서 시간 약속도 전날 미리 정해서 그다음 날 어디서 만나기로 하고 이동해야 했습니다. 실제로 게스트하우스에서 알게 된 분들이 저를 공항까지 데려다주시겠다고 하셨지만, 제가 약속 시간을 지나서 일어나 결국은 혼자 공항으로 향해야 했습니다. 그렇게 서울로 돌아온 후에도 연락이 닿아 홍대에서 다시 만나게 되었고, 그분들이 미술과 음악을 하는 분들이셔서 서울에서도 풍성한 대화를 나누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습니다. 그 여행은 지금 생각해도 당시가 아니었다면 도저히 실행할 수 없었을 용기와 에너지로 가능했던 일이었고, 앞으로 다시는 그렇게 하지 못할 것 같은 특별한 기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