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도가 진심이라도, 시장은 결과로 판단한다.”
이 말은 내가 ‘세무법인청년들’을 운영하면서 수없이 느낀 문장이다.
나는 늘 진심이었다.
직원들에게, 고객에게, 함께하는 동료 세무사들에게.
하지만 진심이 있다고 해서, 그게 ‘전달되는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진심이 오해로 바뀌는 순간들을 수도 없이 봤다.
예를 들어, 나는 직원들에게 늘 ‘자율과 성장’을 이야기한다.
“내가 통제하지 않을 테니, 스스로 성장해달라.”
그러나 그 의도는 때때로 “방임”으로 들린다.
나는 “믿는다”고 했지만, 직원은 “신경쓰지 않는다”고 느낀다.
내 입장에서는 신뢰였지만, 직원 입장에서는 무심함이었다.
의도는 진심이었지만, 언어가 다르니 감정이 엇갈린 것이다.
이게 바로 ‘내부 시장에서의 번역 실패’다.
리더는 말을 한다. 그러나 조직은 ‘느낀다’.
이 둘 사이를 잇는 다리가 바로 행동과 일관성이다.
결국 리더의 말은 “그가 하루를 어떻게 보내느냐”로 번역된다.
그래서 나는 요즘 ‘말’보다 ‘행동의 패턴’을 더 중요하게 본다.
그것이 직원들이 느끼는 리더의 언어다.
외부 시장에서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좋은 세무서비스’를 한다고 믿었다.
고객의 세금을 줄이고, 신고를 정확히 하고, 절세 정보를 나눈다.
하지만 고객의 입장에서 보면, 세무서비스는 숫자가 아니라 감정이다.
“이 회사는 내 일을 대신해주는가”보다
“이 회사는 내 마음을 이해해주는가”가 훨씬 더 중요하다.
진심이 서비스로, 그리고 경험으로 번역되지 않으면 시장은 냉정하다.
결과가 전부다.
나는 종종 이런 장면을 본다.
직원은 고객을 위해 늦게까지 일했다.
그러나 고객은 “답장이 늦다”며 불만을 토로한다.
직원은 억울하다. “나는 최선을 다했는데.”
하지만 시장은 그렇게 보지 않는다.
고객의 체감이 곧 시장의 진실이기 때문이다.
결국 리더의 역할은 ‘의도’를 ‘경험’으로 번역하는 일이다.
그건 문장을 잘 쓰는 일이 아니라, 상대의 언어로 말하는 일이다.
직원에게는 믿음이 아니라 ‘피드백’으로,
고객에게는 철학이 아니라 ‘결과’로 전달되어야 한다.
리더가 “나는 옳다”고 말하는 순간, 시장은 조용히 등을 돌린다.
그 말 속에는 이미 ‘내 뜻이 시장보다 위에 있다’는 자만이 숨어 있기 때문이다.
나는 그걸 여러 번 경험했다.
내가 옳았던 순간은 많았지만, 시장이 인정한 순간은 달랐다.
결국 시장이 옳았다.
‘세무법인청년들’의 철학은 단순하다.
“좋은 의도는 당연한 전제, 중요한 건 고객의 언어도 전달하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친절’을 시스템으로 만들고,
‘진심’을 콘텐츠로 바꾸며,
‘관계’를 숫자가 아닌 공감으로 관리하려 한다.
그 모든 것은 의도를 결과로 번역하려는 시도다.
나는 이제야 조금 알 것 같다.
리더의 언어는 설득이 아니라 ‘공명’이라는 것을.
직원이 내 말을 듣는 게 아니라,
그가 내 행동 속에서 자신의 의미를 찾을 때
비로소 의도가 전달된다.
고객이 우리의 설명을 듣는 게 아니라,
그가 서비스 속에서 안심을 느낄 때
비로소 진심이 전해진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스스로에게 묻는다.
“나는 지금, 내 의도를 시장의 언어로 바꿔 전하고 있는가?”
진심은 시작일 뿐이다.
그 진심이 ‘전달되어 받아들여질 때’
